이 영화에서 이완 맥그리거가 맡은 역활은 '요리사'였어요.
전세계에 유행병이 돌고 인간들은 미각을 제일 먼저 잃게 되는데
주인공이 '요리사'이다보니 여차저차해서 요리의 방점이 '맛'이 아닌 '식감'으로 대체되고
새로운 즐거움에 적응될 즈음, 영화 속 이야기는 또 다른 감각 상실과 그에 따른 상황으로 전개됩니다.
그렇다면 아로마테라피는 어떨까요?
후각을 상실하고도 아로마테라피가 가능할까요?
맛을 대신한 식감처럼, 향을 잃어도 사람의 터치인 마사지나 피부관리 등이 있지만
그때는 더 이상 제가 제 자신을 '아로마'테라피스트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.
내가 향을 잃었기에 나는 더 이상 향과 공명할 수 없으니
테라피스트인 내가 내 앞의 그와 그녀에게 전하는 내용물도
공명된 의식, 향의 마음, 꽃의 영혼이 아닌 물질로써의 향의 화학적 특질을 용법대로 추론하여 전달하게 되지 않을까 상상하게 되고
'그건 더 이상 아로마테라피가 아니지'라는 결론을 가지게 됩니다.
테라피는 받는 사람의 오픈마인드도 물론 중요하지만
무엇보다 주는 사람의 의도와 상태가 테라피에 보다 결정적입니다.
내가 주지 않은 것을 상대가 받을 순 없잖아요.
여튼 저의 장황한 이야기의 요지는,
우리 일은 향의 긍정적 작용을 다루는 일이고, 그 기반이 후각이라는 새삼스런 각성입니다.
또한 나의 후각은 견고한 것이 아닌 여러 개기와 이유로 언제든 소실될 수 있다는 현실인식입니다.
비단 일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, 삶, 인간관계도 그 기반이 우리의 기대 보다 매우 연약합니다.
모래 위에 지은 집, 카드로 만든 집처럼 믿음직스럽지 못한 초라한 민낯을 가지고 있어요.
코로나는 질병 그 자체보다도 팬데믹으로 까발려진,
생각 보다 견고하지 않았던 우리 일상과 행복의 요소들,
위기의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 내면의 맨 얼굴들, 불안과 불합리, 비이성적인 미신과 오래 되고 왜곡된 믿음,
옹색하니 초라하고 천박한 인간에 대한 예의, 폭력과 앞 뒤를 가리지 못하는 괴이한 욕망, 이기심 등이
코로나 공포의 진짜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.
저는 매우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.
내가 더 이상 아로마테라피를 하지 않으면,
아니 못 하게 되면 나는 이제 어떻하지?
무엇으로 먹고, 무엇으로 살고,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나?
어떻게 다시 기쁨을 만들고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까?
나는 내 자신을 어떤 나라고 인식하게 될까?,
나를 '누구'라고 내 자신을 세상에 소개할 수 있을까?
호스피스 활동을 하며 최소한 저는 이런 질문들이 저의 피와 살이 되어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착각이었더라고요.
충분하지 못 했습니다.
진실로 제가 아로마테라피를 못할 수도 있다는, 뿐만 아니라 직업 할동이나 나의 사회생활이 멈춰질 수 있다는,
삶이 갑자기 바로 지금 끝날 수도 있다는 실존, 냉험한 현실인식이 내 세포와 마음과 정신을 적시진 못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닿게 됩니다.
세상에는 언제나 지혜로운 이들로부터 법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제 마음이 저절로 젖는 것은 아닌가 봐요.
여튼저튼 결론은, 여러분!
우리는 향기를 통해 스스로 행복해지고,
향기로 사람을 사랑하고, 향기로 먹고 사는 아로마테라피스트입니다.
그러니 팬데믹의 기간동안 조심 또 조심하여 지혜롭게 이 시간을 겪어내시길 당부드립니다.
늘 드리는 비유지만 '떨어지는 비행기에서 산소마스크는 내가 먼저 써야한다'는 것을 잊지마세요.
그래야 우리가 서로를 돌보고 사랑을 계속 이어갈 수 있습니다.
내가 나를 먼저 돌보고 책임지는 것은 이기심이 아니라 자유로운 개인의 의무입니다.
각자의 양심과 염치를 믿으세요.
내 양심과 염치가 책임과 이기심의 올바른 구분점이 되어줄겁니다.
남이 그러던가 말던가 관여하지 마세요. 그는 그의 인과가 있을 것이고 그것은 그의 인생입니다.
또한 돈은 당장에 줄이고 빼고 포기하는 과정이 뼈를 깍는 듯 고통스럽지만 시간이 좀 걸릴뿐 그래도 어케어케 살아집니다.
우리를 진짜 환장하게 만드는 것들은 돈으로 해결이 안 되는 일들입니다.
양심의 손전등과 염치의 신발을 신고 있다면 발을 더럽히지 않고 어둔 밤길을 걸으면서 안전하게 통과하게 되리라 믿습니다.
마지막으로 이 특별한 시기를 자기자신과 삶, 인간에 대한 지혜를 구하고 해안을 얻게되는
오히려 알찬 시간으로 보내시길 응원하고 축복합니다.
저도 이제 쭉 맘 편히 놀게 생겼으니 (흠... ) 더 잘 놀 수 있도록
스스로 자유하고 스스로 책임지고 스스로 사랑하며 자기사랑의 자가발전을 이어나가겠습니다.
힘낼께요^^
모두 건승하세요!
추신)
공유하고 싶은 기사들이 있어 블러그에 링크해두었습니다.
참고하세요^^
https://toriekim.blog.me/222076330430